총회 이모저모… 회의장 입구 바코드 단말기, 정족수 체크 ‘척척’
입력 2011-09-22 18:29
○…21일 전주 송하진 시장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예장 합동 총대들을 환영하면서 막걸리를 권했다. 전주에 왔으면 비빔밥과 막걸리를 먹어야 한다는 것. 시장은 “막걸리는 (술이 아닌) 건강음료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자 이기창 총회장이 정색으로 거절해 좌중을 웃겼다. 이에 시장이 “그럼 맛만 봐보시라”했더니 이 총회장은 “그래도 안 됩니다”라고 답해 웃음바다가 일기도.
○…최첨단 전자기기가 동원된 총회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부터 충북 청주 상당교회에서 열리고 있는 예장 통합 96회 총회에서는 수첩이나 노트가 아닌 태블릿 PC를 들고 발언하는 총대의 모습을 심심찮게 등장했다. 매일 오전 회무에 들어가기 전엔 명찰 위에 찍힌 바코드를 회의장 입구에 설치된 단말기에 갖다댔다. 화면에 ‘○○노회 ○○○목사님께서 출석하셨습니다’라고 떴다. 자동으로 출석이 체크됐기에 번거롭게 정족수를 셀 필요가 없었다.
○…20일부터 기장 96회 총회가 열리고 있는 충남 예산 덕산스파캐슬에는 총대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들고 다녔다. 회의장 입구에 대형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놓였다. ‘무한리필. 총회 기간 동안 회의에 지친 총대들을 위해 마련된 것. 빙과류 1만개를 준비한 허규현(64·부여동남교회) 장로는 “기장 역사상 처음 충남지역에서 총회를 개최하는데 뭔가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팥이 들어간 제품 500만원어치를 준비했다”며 웃었다.
○…이에 반해 기침 101차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간식 좀 달라”고 애교 섞인 주문을 하기도.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회무를 진행하는 중 ‘출출’했던 대의원이 발언권을 얻어 이같이 ‘애원’하자, 잠시 후 빵과 음료가 제공됐다. 기침 총회에는 1665명의 대의원이 등록했다. 총회가 열린 서울 궁동의 연세중앙교회 회의장은 그러나 둘째날 선거 때만 빼고 텅 비었다. 새 임원도 선출하고, 새로운 예산과 사업들을 짜야 하는 현장에 400여명의 대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한 참관객은 “법과 규약을 엄격히 따지는 목사님들이 내년 총회에서 언제 이런 거 통과시켰냐고 다른 소리 하시는 거 아닐까요?”라며 씁쓸해했다. 그래서 5년째 여성목사 안수만 상정되면, 늘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갑론을박을 벌이는 듯 했다.
○…예장 고신은 개회설교부터 경건회, 수요예배 등 예배를 드릴 때마다 ‘개혁 지향적 설교’가 유난히 많이 나왔다. 총회장 정근두 목사는 개회설교에서 자성과 근본을 두드리는 말씀을 전했고, 21일 수요예배를 맡았던 허순길 전 고신대학원장은 “왜 예수님은 가시관을 쓰셨는데 목사들은 면류관을 쓰려 하나”며 본질로 돌아올 것을 질타했다.
○…예장 대신 총회는 유난히 기도 순서가 많았다. 회무 도중 서너 번 이상 기도하는 것은 예사이고, 식사 시간을 앞두고도 대표 기도했다. 중요한 안건 토의에는 어김없이 기도부터 먼저 했다. 기도가 많아서인지 시간이 갈수록 총대 상당수가 눈을 뜨고 있기도 했다.
<교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