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막판 순위싸움 가열… LG, 한때는 우승후보였는데-두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입력 2011-09-22 18:16
올해 프로야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4강은 사실상 결정됐다. 21일까지 4위 KIA와 5위 LG의 승차가 7.5게임차인 상황에서 11게임 남겨놓은 LG가 KIA를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보통 4강이 확정되면 하위권 팀들의 순위싸움은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하지만 올 시즌엔 그렇지 않다. 포스트시즌은 이미 물 건너갔지만 5위를 놓고 LG 두산 한화가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어 시즌 막판 레이스를 달구고 있다.
21일 현재 5위 LG와 6위 두산의 승차는 1.5게임, 두산과 7위 한화의 승차는 1게임이다. 이들 세 팀은 자존심을 걸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전반기 공동 1위까지 올랐던 LG는 5위 밑으로 떨어지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꿈에 부풀었던 LG 팬들은 후반기 들어 LG의 성적이 급락하자 박종훈 감독과 선수들의 청문회를 요구할 만큼 격앙된 상태다. 올해 여러 차례 트레이드까지 단행하며 포스트시즌을 노렸던 구단은 성적이 더 떨어질 경우 팬들을 달래기 위한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5년 계약의 2년째인 박 감독의 거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와 영원한 ‘서울 라이벌’ 관계인 두산도 5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포스트시즌 단골 팀으로 자리매김한 두산이 5위 이하로 내려앉은 건 7위에 머물렀던 2003년이 마지막이다. 늘 LG에 우세를 보였던 두산으로서는 자존심 때문이라도 5위를 내줄 수 없다. 게다가 5위 싸움은 시즌 도중 사퇴한 김경문 감독을 대신해 사령탑에 오른 김광수 감독대행이 지도자로서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시즌 초반 최약체로 분류됐던 한화도 공공연히 5위를 노리고 있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괴물투수’ 류현진과 양훈이 선발에 복귀하면서 팀 전력이 급격히 강화된 것도 한화에 자신감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리빌딩 과정에 있는 한화가 5위를 차지하면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내년 시즌 4강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지난해 한화에 부임한 한대화 감독으로서도 5위는 놓칠 수 없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