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연체 주범 ‘리볼빙 여신’ 폭발 증가…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11-09-22 18:12


신용카드사의 리볼빙 여신 실적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리볼빙 서비스란 신용카드 구매나 현금서비스 일시불 사용 후 일정금액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로 전환돼 다달이 갚도록 하는 서비스로, 최고 연 28%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고객들은 제2금융권 신용대출에 버금가는 금리를 물고 있지만 카드업계는 이로 인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하락 추세이던 카드 연체율이 지난 2분기 상승 기조로 돌아서면서 카드 연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리볼빙 서비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5조7800억여원으로 2007년 3조5000억원에 비해 65.1% 급증했다. 2009년 처음 5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말 4조2600억원대로 줄어들었지만 올해 6개월 만에 다시 33.5%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드사별로는 시장점유율이 낮은 하나SK카드와 롯데카드가 6개월 만에 50% 이상 잔액이 급증했다. 하나SK카드는 지난해 말 107억여원에서 지난 6월 말 157억여원으로, 롯데카드는 2198억여원에서 3428억여원으로 급증했다.

리볼빙 회원이 가장 많은 카드사는 KB국민카드로 72만3000명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카드 60만3000명, 신한카드 43만3000명 등 순이다. 반면 리볼빙 서비스로 인한 수익은 신한카드가 2006년부터 올 6월까지 1조2688억원의 최다 수익을 올렸고 KB국민카드 1조1830억원, 삼성카드 1조1655억원의 순서로 나타났다. 카드업계가 같은 기간 올린 수익은 모두 5조7092억원으로 연간 1조원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 기조로 전환된 것도 리볼빙 서비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전업카드사 카드채권 연체율은 2008년 말 3.02%, 2009년 말 1.86%, 지난해 말 1.42%로 꾸준히 낮아지다 올 2분기 1.50%로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리볼빙 서비스가 카드 연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드 연체율이 2009년 말 6.3%에서 올 2분기 3.6%로 감소한 미국의 경우 신용카드대출 비중은 총여신 대비 5.9%에서 9.5%로 상승했지만 리볼빙 여신잔액은 8660억 달러에서 7900억 달러로 감소했었다. 농협경제연구소 송두한 금융연구실장은 “리볼빙 서비스는 원금 상환을 기술적으로 지연시키기 때문에 카드 부문의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면서 “연체 가능성이 높아 금리 환경이 나빠지면 잠재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어 체계적인 영향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