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美 연준 ‘OT’ 조치도 실패 판단 G20, 금융위기 해결사 나섰다
입력 2011-09-22 21:47
미국과 유럽발 경제위기를 풀기 위한 각종 대책이 난항에 부닥치자 주요 20개국(G20)이 해결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해법 마련에 기여했던 G20이 이번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 등 G20의 7개국 정상은 22일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글로벌 재정위기 대응을 위한 다섯 가지 조치를 촉구하며 공동서한을 보냈다. 2008년 경제위기 때와 달리 G20 국가들의 공동 보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캐나다 호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정상이 서한에 참여했다.
7개국 정상들은 유럽 지역 부채위기 대응을 위해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 사항이 즉시 비준돼야 하고, 재정위기를 겪는 미국 등 선진국이 중기적 재정 건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흑자 국가들이 시장 개방과 내수 확충을 통해 글로벌 수요 증대에 기여하고, 다자 간 무역 협상이 진전되도록 혁신적 방안을 찾자고 주문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1일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도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시행키로 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간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내년 6월까지 만기 6∼30년의 국채 40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하고, 3년 미만 국채를 매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식은 1960년대 초 케네디 행정부가 처음 시행한 지 50년 만에 활용되는 것이다.
연준은 또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경제 전망에 상당한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하고, 2008년 12월부터 계속된 0∼0.25%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이미 침체국면에 들어선 미국과 전 세계 경제를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정책 수단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날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3개 대형 은행과 이탈리아 2위 은행인 인테사 상파올로 등 7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Key Word : Operation Twist
중앙은행이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동시에 단기 채권을 파는 식으로 시중금리를 조절하는 공개시장 조작 수단이다.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고 단기 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시중 유동성에는 변화가 없어 인플레이션 유발 없는 경기부양 방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의견이 갈린다. 전통적인 금리조절 방식과는 정반대로 장단기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뒤집어 놓기 때문에 ‘트위스트’라는 명칭이 붙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