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상생의 길 택하면 기꺼이 돕겠다” 이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입력 2011-09-22 01:32
이명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6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 핵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에 커다란 도전”이라며 “북한이 상생과 공영의 길을 택한다면 한국은 국제사회와 더불어 이를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양심의 호소 재단’의 ‘세계지도자상(World Statesman Award)’ 수상연설에서는 “재임 중 내가 할 역할은 (한반도에) 통일의 날이 오도록 기초를 닦는 것”이라며 “한반도 7000만명이 행복하게 살려면 먼저 비핵화를 통해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이 신뢰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두 연설에서 잇따라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테러리즘의 가장 가공할 형태는 핵무기를 사용한 테러”라며 “안보도, 경제도 서로 협력해 공동 번영을 이루는 21세기 시대 조류에 북한도 합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 자유시장경제에서 나타나는 빈부격차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자기반성을 요구한다”며 국제사회의 공생발전을 역설했다. 한국의 개발도상국 원조(ODA) 규모를 2015년까지 배 이상 늘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세계지도자상 수상연설에선 자신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 반독재 시위와 투옥 경험 등을 소개하며 한국의 빈곤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9·11테러 10주년을 맞은 뉴욕 주민들에게 영어로 “하나님은 의로운 자들이 넘어지게 버려두지 않는다”고 위로했다. 매년 세계 평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한 지도자를 선정해 수여하는 이 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2001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2008년),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2009년), 만모한 싱 인도 총리(2010년) 등이 받았다. 이 대통령은 또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을 만나 글로벌 재정위기 대응에는 신흥국들의 역할이 중요해 G20(주요 20개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