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에 불과… 객관성 결여 MBC, 공영방송 역할 상실”

입력 2011-09-21 18:59

20일 방영된 MBC ‘PD수첩’에 대해 기독교계는 MBC가 공영 방송의 기능을 상실한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나 조용기 원로목사 등 특정 교회와 개인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보도한 것은 의도를 가진 것으로밖에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대표회장은 “일부 사람들의 제보에 불과한 것을 전부인 양 보도했다”면서 “이는 객관성이 결여되고 공영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자유민주당(기민당)은 21일 논평을 내고 “PD수첩이 고발자의 주장만 집중적으로 보도, 기독교 전체를 매도했다”며 MBC가 기독교계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 이억주 대변인도 “MBC는 10년 이상 기독교를 대상으로 악성 보도를 지속해 왔다”면서 “특정 교회와 개인을 지속적으로 비난한 것은 고의성을 가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교회는 천사들의 모임이 아니기에 과오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다수 교회의 활동을 무시하고 일부 문제를 기독교 전체로 몰고 간 것은 공영방송으로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종순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은 “교회의 문제를 캐내는 게 무슨 시대의 흐름처럼 돼 가고 있다”면서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 교회 문제가 터져서는 안 된다. 방송사에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명수 서울신대 교수는 “타 종교 역시 교회만큼 신도의 자유로운 참여와 재정적 투명구조를 갖고 있지 못한 데도 방송은 기독교만 문제 삼고 있었다”면서 “이번 방송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PD수첩에 방송된 영상 일부가 불법 복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방송에는 조 목사의 설교 장면 등이 불투명하게 처리됐는데 이는 방송사가 직접 촬영하지 않고 복제한 것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 이 때문에 MBC가 교계 방송사 자료를 도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