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군리그 우승 일군 유승안 감독 “경찰청팀은 스타 산실 자신감 키우기에 주력”
입력 2011-09-21 18:48
양의지(두산), 손승락(넥센), 최진행(한화), 최형우·조영훈(이상 삼성) 이들의 공통점은?
현재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한 선수들이지만 이들은 한때 경찰청 야구단 유니폼을 입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지난 2005년 12월 창단된 경찰청 야구단은 초기 2군 리그에서 약체로 분류됐으나 2009년 리그 2위를 시작으로 올 시즌 창단 6년 만에 첫 우승의 영광을 안으며 강팀으로 거듭났다.
이 같은 경찰청 야구단 상승세의 중심에 유승안(55·사진) 감독이 있다. 유 감독은 2009년 시즌부터 팀을 맡아 2008년 24승8무52패로 꼴찌였던 팀을 단숨에 2위(48승8무33패)로 끌어올린 후 지난 19일 마침내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찰청이 우승을 확정하기 전까지 상무가 7년 연속 우승을 하며 리그 최강자로 자리매김해왔다. 유 감독은 “경찰청 야구단이 꼴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니 일단 이 전통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찰청에 입단하면 야구를 잘 할 수 있다는 전통을 세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빙그레 이글스 감독(2002년∼2004년)을 역임했던 유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줄곧 강조한 것은 ‘1군 마인드’였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MBC 청룡(LG 트윈스 전신) 주전 포수로 활약한 그는 “군 생활 2년을 때우러 온 선수는 필요 없고 1군에 맞춰서 따라올 수 있는 선수만 함께 간다는 말을 자주한다”며 “감독인 내가 보기에 1군 들어갈 실력이 되지 못하면 제대를 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2군 리그 특성상 위축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도록 주문하기도 한다. 유 감독은 “팀 선수들에게 늘 ‘너희들은 천재’라고 말하고 다닌다”며 “여기까지 올 정도면 초·중·고 거치면서 야구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듣던 선수들이라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실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대 선수 중 기억나는 선수로는 두산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양의지와 넥센의 손승락을 들었다. 유 감독은 “양의지는 어린 나이에도 투수 리드하는 것을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경험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정도로 생각하는 걸 보면 굉장히 샤프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손승락에 대해서도 “열흘의 휴가를 주면 일주일 뒤에 복귀해 연습할 정도로 열정과 자신감이 대단한 선수”라고 기억을 떠올렸다.
팀을 맡은 지 3년 만에 2군 정상에 오른 유 감독은 1군 복귀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지금 생각으로는 어느 팀을 맡아도 4강에 진출할 자신감이 생겼다”며 “예전에는 맡은 팀에만 신경을 썼다면 지금은 밖에서 8개 구단 전체를 조망하며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