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비핵화회담 종료… ‘6자 재개’ 전제조건 이견 못좁혀

입력 2011-09-21 21:52

제2차 남북 비핵화회담은 예상대로 양측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이에 따라 연내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남북은 이날 다음 회담을 위한 구체적 일정은 잡지 않았다.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2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6자 회담 재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위 본부장과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대표로 한 남북 협상단은 21일 중국 베이징 창안클럽(長安俱樂部)에서 회담을 가졌으나 6자 회담 전제조건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6자회담을 위한 사전조치를 둘러싸고 이견이 좁혀졌느냐는 질문에 “많은 시간을 토의했지만 이에 대해 이견이 좁혀졌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도 “(북측은) 우리 측이 6자회담에 가지 않으려는 입장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으나 이러한 부분이 해소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북한이 북·미대화로 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우리 측은 기본적으로 마지막 6자회담이 열린 2008년 12월 6자 수석대표 회담 당시와 유사한 불능화 논의 단계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즉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과 장거리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은 당시 상황을 최소한으로 복원해 놓는 조치라는 것이다.

이에 비해 북측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 불능화를 위한 11개 조치 가운데 8개 조치를 완료한 만큼 6자회담을 재개해 모든 문제를 일괄 해결하자고 요구했다. 회담에서는 비핵화 외에 천안함 등 남북 관계와 관련한 대화도 오갔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우리 측 제의로 만찬을 함께하면서 상호 공감대를 넓히는 시간을 가졌다.

회담장인 창안클럽은 남북 협상대표단의 숙소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 이내에 있는 회원전용제로 이번 회담의 호스트인 우리 측은 보안을 고려해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는 이곳을 선택했다. 창안클럽은 베이징의 4대 고급 클럽 가운데 하나로 고위 관료와 경제인 등이 식사와 연회를 하는 곳이 다. 회원 중에는 중국 첫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 같은 명사들이 즐비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