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역할은 통일 기초 닦기”… MB, 세계지도자상 수상

입력 2011-09-21 18:23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양심의 호소 재단’으로부터 ‘세계지도자상(World Statesman Award)’을 받은 뒤 연설을 통해 “대통령 재임 중 내가 할 역할은 (한반도에) 통일의 날이 오도록 기초를 닦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7000만명이 행복하게 살려면 먼저 비핵화를 통해 위협을 제거하고 남과 북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을 강화해 공동번영과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또 “통일 한국은 인근 국가들의 번영을 촉진하고 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수상 연설에서 주경야독했던 자신의 성장 과정, 반독재 시위로 투옥된 경험 등을 소개하며 “한국은 한 세대 만에 빈곤을 극복하고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다. 빈곤과의 싸움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말로 진행된 연설에 앞서 이 대통령은 영어로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미국인들에게, 특히 뉴욕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간이 모든 걸 치유하진 못해도 우린 하나님께서 절대 의로운 자들이 넘어지게 버려두지 않는다는 걸 안다”고 강조했다.

종교 간 관용과 평화를 위해 1965년 설립된 ‘양심의 호소 재단’은 매년 세계 평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한 지도자를 선정해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2001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2008년),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2009년), 만모한 싱 인도 총리(2010년) 등이 있다.

뉴욕=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