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겉과 속] “나경원 의원, 서울시장·최고위원 경선 때 문자 홍보”

입력 2011-09-21 21:53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지난해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나 최고위원이 21만여명의 한나라당 대의원을 상대로 쓴 홍보수단은 문자메시지였다. 그가 7월 들어 전당대회 당일까지 쓴 문자메시지 발송비는 541만원. 2010년 한 해 동안 무려 1769만원을 문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정치자금 공개사이트(www.kuninews.com)에 의견을 제시한 네티즌 ‘지풍’의 셈(1718만원)과 다른 이유는 나 최고위원 측의 지출 항목 오기로 계산에서 빠진 금액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나 최고위원실 관계자는 21일 “지난해엔 5월 서울시장 후보경선과 7월 전당대회가 있어 평년보다 많았던 것 같다”며 “4∼5월 서울시장 후보자 홍보용 문자비용에 1104만원이 들어간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홍보행사비 지출행태는 의원마다 달랐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로 푸는 간담회 지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블로거 원희룡’이라는 책까지 낸 한나라당 원 최고위원은 홈페이지 관리에 3311만원의 정치자금을 지출해 이 부문 1위였다.

간담회 지출 2위를 차지한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은 지난해 9월 당 중앙위원회 의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후 7월과 8월 각각 14차례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민주당 천정배 의원(3위)은 5000만원에 가까운 간담회 비용을 썼다.

전통적인 홍보수단인 명함 정치에 주력한 의원도 있다. 한나라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신영수 의원은 지난해 자신과 보좌진의 명함값으로 698만원을 지불했다. 같은 당 현경병 전 의원의 지출액도 532만원에 달했고, 민주당 김진표 의원도 지난해 10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명함제작비로 200만원이 넘는 돈을 쓰는 등 한 해 동안 469만원을 지출했다.

민주당 소속 강운태 광주시장은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장 출마를 앞두고 단 한 번에 440만원어치의 명함을 찍어 내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경선용 홍보명함으로 무려 2만장을 정치후원금을 들여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이 애용하는 명함은 특별하다. 일반 직장인은 200장에 3만원 정도 내고 명함을 만들지만 의원들이 이용하는 명함은 대개 단가가 2배 정도에 이른다. 한 인쇄업자는 “의원들은 고급 수입용지에 인쇄하고, 금색의 국회 마크를 넣은 명함을 자주 만든다”고 단가가 비싼 이유를 설명했다.

홍보행사비 전체 총액에서 1위를 차지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의정보고서에 공을 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지난해 의정보고서를 만들고 배포하는 데 1억2330만원을 썼다. 박 의원 측은 “평균적으로 1∼2번 발간하는 의정보고서를 지난해 4번 냈다”며 “지역구인 전남 목포의 세대수가 10만 가구 정도 되는데 전 세대를 대상으로 제작하면 보고서 한 번 낼 때마다 2000만원 이상 든다”고 했다.

탐사기획팀 indepth@kmib.co.kr

정승훈 차장 shjung@kmib.co.kr 김지방 차장 fattykim@kmib.co.kr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