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의 백석 ‘여성목사 안수’ 극적 통과… 예장 백석 제96회 총회 개회 둘째날
입력 2011-09-20 20:45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교단이 여성목사 안수를 둘러싼 논란을 극적으로 봉합했다. 예장 백석과 예장 대신의 통합도 추진하기로 했다.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회에서 열린 예장 백석 제96회(백석 개명 34차) 총회 이틀째인 20일. 총회대의원(총대) 3분의 2 이상이 기립박수로 동의하며 여성목사 안수를 시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로 인해 더 이상 갈등 없이 오는 가을 정기노회부터 여성목사 안수가 가능해졌다.
여성목사 안수를 반대하는 데 앞장섰던 유만석 전 총회장은 이날 오후 “‘여성목사 안수 자격을 남성 목사에 준한다’는 내용을 헌법에 삽입하자고 제안한다”며 “총대 과반수가 찬성하면 (여성목사 안수 시행이) 통과되는 것으로 보자”고 말했다. 한 발 물러선 그는 울먹이면서 “법과 원칙을 준수하자는 것이지 여성목사 안수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며 “더 이상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유 전 총회장과 노문길 95회기 총회장은 악수와 포옹으로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총대들이 기립박수로 이 제안을 받아들이며 여성목사 안수를 둘러싼 교단 내 갈등은 마무리됐다.
백석 교단에서는 총회 개막 이전부터 여성목사 안수를 놓고 찬성과 반대 측의 지루한 공방이 계속됐었다. 총회 첫째 날은 양측 갈등의 고조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할 만큼 파행으로 치달았다. 노 총회장과 유 전 총회장이 공식석상에서 고성을 주고받으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백석 총회는 총대들의 동의를 얻어 대신과의 통합추진을 위한 전권위원회를 구성하되 전권 위원 구성은 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대신과의 통합을 넘어 타 교단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점도 총대들의 결의로 이뤄졌다.
96회기 총회장에는 단독 출마한 유중현(60·서울 성현교회) 부총회장이 정견 발표 뒤 기립박수로 추대됐다. 이어 정영근(서울 성문교회) 목사가 333표를 획득, 311표를 얻은 이종승(창원 임마누엘교회·311표) 목사를 제치고 부총회장에 선출됐다. 장로 부총회장에는 단독후보인 고민영(서울 천성교회) 장로가 추대됐다.
천안=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