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伊 신용등급도 강등… IMF “글로벌 경제 새 위험국면 진입”
입력 2011-09-21 00:50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설상가상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고, 이 영향으로 유럽권 은행은 국채 투자 손실이 커진 데다 대형 기업의 인출사태까지 겹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그리스 국가부도설 등 유럽 악재가 중국 등 신흥국에 전이돼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 세계 경제는 새로운 위험 국면에 진입해 있다”고 진단했다.
S&P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단기 국가 신용등급을 A-1+에서 A-1로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등급 하향의 이유로 성장 둔화와 정치권의 리더십 부족으로 부채 축소가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프랑스 주요 은행의 등급을 강등했던 무디스도 조만간 이탈리아 등급 강등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지난 6월 이탈리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분류한 뒤 현 등급인 Aa2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국가 신용등급 강등은 올 들어 그리스 등 유로존뿐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도 이어졌다.
선진국발 악재는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유럽 위기가 이미 신흥권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며 “성장률이 떨어지고 자산가치도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우려로 국영 중국은행은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은행 등 일부 유럽 은행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중단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6월 전망치) 4.3%에서 4.0%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4.0%로 6월 전망치보다 0.5% 포인트 낮췄다. 유럽과 미국의 국가채무, 금융시장 불안 등이 당초 예상보다 심화된다는 판단에서다. IMF는 특히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2.0%에서 1.6%로, 내년은 1.7%에서 1.1%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5% 포인트 낮춘 것이다.
김아진 권기석 조민영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