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착한’ 대형마트 초저가 상품 뜯어보니… 中企 합작품이라지만 “미끼” 비난도
입력 2011-09-20 21:36
‘통큰’ ‘착한’ 시리즈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파격적으로 저렴해 소비자들은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고 중소기업들은 판로를 뚫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하지만 일부 단기 판매 상품의 경우 정부의 물가인하 요구에 순응하는 척하며 매출을 올리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형 마트의 대표적인 저가 상품은 롯데마트의 ‘통큰’ 시리즈다. 산지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중간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추거나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상품을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롯데마트가 지난 1월 선보인 ‘손큰 두부’의 용량은 1㎏으로 380g인 기존 상품보다 3배 정도 크지만 가격은 1500원이다. 용량 대비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60% 저렴하다. 두부 전문 중소업체와 계약해 물량을 사전 확보하고 포장비와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원가를 절감했다. 지난 6월 말부터 전국 92개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는 ‘통큰 김치’는 5㎏의 대용량이지만 가격은 일반 브랜드 김치보다 30%가량 싼 1만6000원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일 “중소기업박람회를 통해 선정된 우수 중소기업과 협력해 상품을 개발했다”며 “통큰 김치 등은 일정 기간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라 계속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통큰 김치는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포장김치 상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이마트 피자’의 경우 인건비와 매장 운영비 등을 줄여 다른 브랜드 피자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미 입점해 있는 조선호텔베이커리에 매장별로 1∼3개의 화덕을 추가 설치했다. 피자 크기는 지름 45㎝로 가장 큰 사이즈라도 지름 40㎝를 넘지 않는 다른 브랜드 피자보다 크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인 1만1500원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피자 배달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들지 않는 것이 가격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간 한정 수량을 판매하는 저가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는 홈플러스의 ‘착한 시리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창립 12주년을 기념해 ‘착한 콩나물’을 한정 판매했다. 5주간 85만 봉지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다. 기존 상품보다 80% 정도 싼 1000원에 20만 마리를 한정 판매한 ‘착한 생닭’은 새벽부터 몰려든 소비자들로 인해 판매 개시 5분 만에 동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물가를 잡아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서’라는 명분과 달리 한정 수량을 단기간만 판매하는 경우 잠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들을 이용한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면 항시 가격을 낮춰 판매해야 하지만 대부분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부 이혜원(40)씨는 “대형마트 할인 행사의 경우 조금만 늦게 가면 물건이 동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일회성 이벤트를 하고 ‘물가 잡기’라고 생색내는 것은 낯간지러운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한정 수량 할인 판매를 하는 상품도 있지만 할인마트 본래 취지에 맞게 대부분의 제품을 1년 내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경우 600여 가지를 ‘가격투자상품’이라는 태그를 붙여 싸게 판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