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목회자 330여명·100여 가입교회 등 인준
입력 2011-09-20 18:05
법, 규약, 소송.
서울 궁동 연세중앙교회에서 열리는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제101차 정기총회 둘째 날인 20일. 총회 현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다.
기침 총회는 전날 유태준 총회장과 유영식 총무 측에서 각각 발행한 의사자료집 선택을 놓고 총회법, 규약 등을 따지며 지루한 공방을 이어갔다. 유 총무는 특별조사위원회 회의에 대한 본인의 답변 등을 담아 자료집을 내놓았다. 이를 두고 유 총회장은 총무의 개인적 의견을 담은 사문서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20일 오전 9시 회무를 시작한 뒤에도 2시간 넘게 대치했다. 결국 총회장의 책임론이 대두됐다. 대의원들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총회장이 법적인 책임을 지면 된다”고 반박했다. 자료집 문제로 회의 시간을 끄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유 총회장은 “이렇게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결국 기립으로 표 대결을 벌인 끝에 총회장이 발행한 의사자료집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진행된 회의에서 기침은 이날 1개 지방회와 330여명의 목회자, 100여 가입교회를 인준했다. 또 침례신학대 정관 개정안과 관련, 부동산 임대업을 통한 수익사업에 대해선 대의원들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교직원 정년을 70세로 늘리고 침신대에 글로벌신학대학원, 선교대학원을 두는 개정안은 부결됐다.
앞서 첫날 열린 개회예배에서 대의원들은 ‘3000교회, 100만 성도’를 향한 힘찬 도약을 다짐하며 뜨겁게 기도했다. 기침 총회는 딱딱하게 회의만 진행하는 여느 해와 달리, 풍성한 문화축제들을 기획했다. 지난 1년간 목회 일선에서 수고한 대의원들에게 영적인 재충전과 쉼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개회예배도 독일 드레스덴한인교회 글로리아성가대의 아름다운 찬양으로 막을 올렸다. 또 오후 6시에는 워십 페스티벌과 뮤지컬도 개최했다.
개회예배는 직전총회장 남호 목사의 설교, 유 총회장의 환영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기침 총회를 위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 대표회장, 미국한인침례교 최창섭 총회장, 아시아침례교여성연합회 이숙재 회장이 참석해 축사했다. 특히 이 회장은 기침 100년 역사상 여성으로서 처음 축사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총회는 22일까지 진행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