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사전조치 논의”- 北 “6자부터 재개”… 남북, 베이징서 2차 비핵화회담

입력 2011-09-21 00:34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 간 2차 비핵화 회담을 하루 앞둔 20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양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 부국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회담 형식과 의제 등을 논의했다.

위 본부장은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며 “두 번째 대화이니 만큼 생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부상은 19일 9·19 공동성명 6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대화에 앞서 전제조건을 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믿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주장했다. 이 부상은 또 최근 미국에 2차 북·미 대화를 제안했다고 밝혀 1차 비핵화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대화에 이어 곧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 본부장과 이 부상은 남북 회담 뒤 각각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6자회담 재개 조건과 수순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 본부장과 이 부상은 21일 오전 베이징 시내 모 호텔에서 회담을 한다.

남북 협상 대표단은 걸어서 5분 거리에 각각 묵고 있다. 북한 측 숙소는 베이징 도심의 외교공관지구 내 북한대사관이고, 우리 측 대표단은 북한대사관 인근 세인트 레지스(베이징국제구락부반점) 호텔에 짐을 풀었다.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개막에 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유엔외교 성과를 정리한 문건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행동으로 이행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2009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 채택 이후 여러 나라가 북한 밀수 화물 수t을 압류 조치했다”면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제재 압박을 지속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백민정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