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분쟁 대비한 공군력 확충 시급하다

입력 2011-09-20 17:31

한국 공군의 전투기 중 90%를 차지하는 F-5, F-4, F-16(KF-16 포함) 3개 기종이 독도와 이어도 상공에서 아예 작전을 할 수 없거나 30분 정도만 가능하다고 한다.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최신예 F-15K는 그나마 60∼80분간 작전을 벌일 수 있다고 하나 이 역시 충분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이 전투기도 대수로 따지면 40∼50대에 불과하다. 독도와 이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의 상대국 일본과 중국의 공군력에 비하면 상대가 안 된다. 효율적 작전을 위한 공군력 확충이 시급하다.

물론 독도와 이어도를 노리는 주변국과의 갈등이 실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공군력 ‘무방비상태’를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 국가 안보는 아무리 가능성이 낮고 바람직하지 않아도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또 전면적 승리를 전제하지 않는다 해도 상대가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공중급유기를 도입해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시간을 대폭 늘리는 게 필수적이다. 원래 항공전력은 고강도 임무를 위한 하이(high)급 기종과 저강도 임무에 적합한 로우(low)급 기종을 섞어 편제를 갖추는 게 보편적인 만큼 모든 전투기를 독도와 이어도 상공 작전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교체할 수는 없다. 대신 공중급유기를 도입해서 기존 전투기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게 되면 전투기의 출격률과 작전 반경, 비행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 또 무장 탑재력도 대폭 향상된다. 전투기 1대가 2대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30여개국이 공중급유기를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공군은 지난 16일 미 공군의 협조로 사상 최초의 국내 공중급유 훈련을 하는 등 유사시 미국의 공중급유기 지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일본이나 중국과의 갈등 시에도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우리 공군도 시급히 공중급유기를 자체 보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