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영업정지 파문] 저축銀 대출 연체율 12%… 시중銀보다 6배 높아

입력 2011-09-20 18:36

저축은행의 대출고객 연체율이 시중은행의 6배에 달하는 12%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저축은행권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11.79%를 기록, 3월 말 연체율(11.58%)보다 0.21% 포인트 높아졌다.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100명 중 12명은 현재 30일 이상 연체 중이라는 의미다. 이는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인 2.17%와 비교해 6배에 가까운 수치다.

저축은행 대출고객 연체율은 같은 제2금융권에 속하는 신협·새마을금고의 연체율(3.8%)보다도 훨씬 높았다. 전체 금융기관 중 저축은행보다 연체율이 높은 금융기관은 대부업체(20.38%)뿐이었다. 6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의 평균 연체율은 3.16%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대출고객 연체율이 높은 이유는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이 저축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한 사람 중 신용등급 1등급 보유자는 0.29%, 2등급 보유자는 0.46%에 불과했다. 반면 위험등급인 9등급 보유자 중 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은 22.64%에 달했다. 최하위 등급인 10등급 보유자는 17.42%였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1금융권 대출한도가 꽉 차서 더 이상 대출 받기 힘든 사람들이 저축은행을 많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이 고객 대다수가 서민인 저축은행이 부실 경영으로 영업정지 사태를 맞은 것과 관련,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신건 의원은 이날 금융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내세운 서민금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저축은행도 고위험 고수익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신용도가 낮은 국민들은 위험한 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의 대부업체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이 대주주 불법 대출 등 부실 경영을 저지른 것은 윤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