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검출 초콜릿·당면, 대장균 초과 라면, 철 함유 분유… 외국에선 퇴짜, 국내선 버젓이 판매
입력 2011-09-21 09:43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수출된 국산 식품 1000t 정도가 유해 판정을 받았으며, 그 가운데 일부 식품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일 한나라당 손숙미, 민주당 최영희 의원에게 제출한 ‘수출식품 부적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된 식품 중 21개 업체, 975t이 해당 국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는 국내 대기업이 생산한 과자와 라면은 물론 분유처럼 유아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식품도 포함됐다. 올 3월까지도 30t의 수출 식품이 유해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중국에 수출된 L사의 초콜릿 810㎏에서는 중국 자체 기준(15㎎/㎏)을 초과하는 구리가 검출됐다. 지난 3월 수출된 같은 회사의 초콜릿볼 480㎏도 구리 기준을 초과했다. 두 제품은 아직 현지 관세창고에 보관돼 있다. M사의 당면은 지난해 10월 독일의 알루미늄 기준(36㎎/㎏)을 초과해 역시 전량 통과가 보류됐다.
이 초콜릿과 당면은 수출품과 내수용이 같은 재료에 동일 공정을 거쳐 생산돼 국내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당 식품의 구리·알루미늄 함량 기준이 따로 없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초콜릿이나 당면에서 구리와 알루미늄 같은 물질이 나올 이유가 없어 국내 허용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다량의 대장균과 곰팡이까지 나온 수출 식품도 있다. 지난해 9월 중국에 수출된 N사 즉석라면은 면과 스프에서 대장균이 중국 기준(30MPN/100g)을 초과해 195㎏ 수출 전량이 폐기됐다. 하지만 수출품과 똑같은 이 라면은 국내에서 그대로 팔리고 있다. 3월 중국에 수출된 S사 라면도 두 차례나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과 대장균이 발견돼 76.8㎏ 모두 현지에서 폐기됐다.
분유에서 철 성분이 과다 검출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중국에 수출된 M사의 분유 3254㎏은 중국의 철 함유 기준(5∼11㎎/100g)을 초과, 전량 반송돼 폐기됐다. 이 회사가 1월 중국에 수출한 또 다른 분유 2종류도 철 기준 초과와 캔 외형 변형으로 반송됐다. 업체 측은 “이 제품은 국내 판매용과는 배합 비율이 다른 중국 전용”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 수출된 N사의 포장죽과 H사 포장김, 또 다른 H사 비스킷, W사 알로에 음료 등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세균이 발견돼 현지에서 폐기되거나 통관이 보류된 것으로 밝혀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