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위대한 2인자

입력 2011-09-20 17:54


사도행전 11장 24~26절

역사 속에는 어떤 분야든 두각을 나타낸 1인자들이 있습니다. 1인자들은 역사 속에 뚜렷하게 기록이 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이 됩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위대한 1인자의 뒤에는 숨어 묵묵히 그를 1인자 되게 한 무명의 조력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숨어 조력자의 역할을 신실하게 감당한 사람을 ‘위대한 2인자’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오늘 본문은 대표적인 2인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로 바나바입니다. 흩어진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안디옥이라는 지역에 와서 복음을 증거하고 있었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바로 그 수많은 이방인들이 회심하면서 설립된 교회입니다. 바나바는 안디옥 교회의 첫 사역자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바나바는 혼자서도 충분히 안디옥 교회를 감당할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소라는 곳에서 야인처럼 묻혀 살고 있는 사울을 데려와 함께 동역했습니다. 사울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바나바는 2인자가 되어갔고, 사울이 1인자가 되어갔습니다. 마침내 사울은 유럽을 복음화하는 위대한 사도 바울이 되었습니다. 바나바가 없었다면 그렇게 위대한 사도 바울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바나바가 없었다면 아마 사도행전의 역사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바나바야말로 ‘위대한 2인자’였던 것입니다.

그러면 바나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위대한 2인자의 자질은 무엇일까요? 첫째, 바나바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꿈꾸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겐 누가 주도권을 갖느냐보다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영혼을 구원하는 데 누가 앞장서면 어떻고 누가 뒤에 서면 어떻습니까. 영적 사역을 하는 데 있어 자신보다 더 적임자라고 생각된다면 기꺼이 그 자리를 양보하고 그를 세워줄 때 우리 모두는 승리하는 것이고, 섬기는 교회는 건강하게 되고, 우리의 신앙생활은 더욱 윤택해질 것입니다.

둘째, 바나바는 사람을 볼 줄 아는 통찰력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바울의 가능성, 바울의 영성, 바울의 탁월한 지성을 본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나바는 보았습니다. 지체들을 비교의 대상으로 보거나 경쟁의 대상으로 보면 지체들 안에 있는 놀라운 가능성은 결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믿음의 눈으로 지체들을 보면 보입니다. 지체들을 믿음의 눈으로 보십시오. 그들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생각하며 축복하시고, 세우십시오.

셋째, 바나바가 위대한 2인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동역의 축복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혼자 목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았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할 때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음을 알고 바울을 초빙해 함께 교회를 세워갔습니다. 그랬을 때 그 교회는 날마다 부흥했습니다. 그런 안디옥 교회 교인들을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닮았다고 해서 ‘그리스도인’이라고 처음으로 불러주었습니다.

바울처럼 사역에 두각을 나타내는 1인자들이 되는 것도 귀한 일입니다. 그러나 바나바처럼 충실한 2인자가 되는 것은 더욱 아름다운 일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완성에 꿈을 갖고 앞에서 사역을 하든, 뒤에서 협력을 하든 함께 동역해 나아갈 때 섬기는 교회는 건강한 교회가 되고, 이 땅은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거룩한 나라로 변모돼 갈 것입니다.

유병근 순천 북부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