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대 오이시 교수 “부자가 세금 더 내는 나라, 삶의 질도 높다”
입력 2011-09-20 21:45
부자가 세금을 많이 내는 나라일수록 국민의 삶의 질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 시게히로 오이시 교수는 최근 ‘급진적 과세와 국가별 주관적 웰빙’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내고 과세 체계와 삶의 질 간에 연관성이 크다고 밝혔다. 논문은 미 심리과학회 학회지 다음 호에 게재된다.
오이시 교수는 2007년 갤럽이 5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삶의 질 만족도 조사와 각 나라 조세 체계의 상관관계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오이시 교수는 특히 국가 전체의 부와 소득 분포가 비슷한 두 나라를 비교했을 때, 급진적 과세를 하는 나라에서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비슷하게 잘 사는 나라라도 소득 및 재산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금을 걷는 곳에서 행복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나라별 순위는 매겨지지 않았지만 스웨덴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대부분 부자에게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곳이다.
오이시 교수는 그러나 부자에게 세금을 많이 걷는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지출을 많이 한다고 해서 삶의 만족도가 커지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교통, 공교육제도, 건강보험 등 요인이 개입돼야 급진적 과세와 삶의 만족도 사이 상관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금을 차별적으로 징수한 뒤 이를 공공영역에 지출해야 국민 전체의 삶의 만족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UPI통신은 이번 연구 결과가 과세체계가 점차 부자에게 유리하게 변해 온 1950년대 이후 미국민이 느끼는 불행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