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자연산 송이 작황 최악… 흉년 조짐
입력 2011-09-19 21:42
때늦은 무더위와 가을 가뭄 등으로 강원도 내 자연산 송이 수확이 극심한 흉작을 보여, 송이 채취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강원도와 도내 송이영농조합 등에 따르면 늦더위와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 8∼18일 도내에서 거래된 자연산 송이버섯은 모두 236.81㎏ 4854만8000원 어치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생산량 1322.51㎏ 3억6033만7000원 어치의 18%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7일 양양송이영농조합법인에서 실시한 올 첫 공판에 나온 송이는 5.83㎏이고, 이는 지난해 9월 16일 첫 공판 물량 13.38㎏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인제지역은 지난 8일 첫 수매를 시작한 이후 15일까지 80㎏ 수확에 그쳤고, 16일부터는 아예 수확량이 없어 수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인제지역에서 하루평균 150㎏의 송이가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거래량이 지난해 하루 거래량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품질이다. 양양군 첫 공판 물량의 60%에 달하는 3㎏가량은 크기가 작고, 해충의 흔적 등이 발견돼 최하품질인 5등급을 받았다. 1등급 양은 0.88㎏으로 지난해 첫 공판 3.57㎏의 24.6%에 그쳤다.
도내 산림조합 공판장을 통해 지난 18일 거래된 버섯도 전체 66.82㎏ 중 20.20㎏(30.2%)는 상품가치가 없는 ‘등외품’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18일부터 곳곳에 비가 내리고, 낮 최고기온도 5∼6도 가량 낮아졌다. 하지만 송이채취 주민들은 “송이 수확철에 내리는 비는 해충 증가와 버섯 물먹임 현상을 유발해 송이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며 더욱 걱정이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흉작으로 수확량이 1t도 못됐던 2009년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양양송이영농조합법인 이근천 대표는 “올해는 송이 수확시기 전 추석을 맞은 데다 어제부터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다”면서 “품질도 낮고 가격 형성도 여의치 않아 올해 송이 작황은 매우 비관적이다”고 설명했다.
춘천=박성은 기자 sil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