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또 ‘제식구 챙기기’… 5개월 공석 충북신보 이사장에 김종록 전 정무부지사 내정
입력 2011-09-19 21:43
충북도의 인사시스템이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19일 도에 따르면 이시종 지사는 5개월째 공석으로 남겨뒀던 충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지난 16일 퇴임한 김종록(57) 전 정무부지사를 내정했다.
이 지사의 청주고 후배인 김 전 부지사는 충북도 정책관리실장과 의회사무처장 등 요직을 거쳐 지난해 7월 정무부지사직을 맡았다. 김 전 부지사는 지난달 이 지사의 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직(1급 상당) 권유를 거절하면서 신보 이사장직을 고수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조직개편을 통해 개방형 보건복지국장은 맡은 김화진(58·여)씨가 이달 말 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으로 가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민선 5기 들어 야심차게 추진했던 개방형직의 의미가 퇴색됐다.
한 고위공무원은 “무려 5개월씩이나 한 사람의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 공석으로 남겨놓은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이 지사가 신보 이사장을 고수한 김 전 부지사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로연수 중인 윤영현 전 행정국장이 임기 2년의 청주의료원 관리이사로 선임된 데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 직원들은 굳이 공로연수에 들어간 사람을 관리이사로 선임한 것은 문제라는 반응이다.
지난 4월엔 충북체육회 사무처장 후임자를 제때 선임하지 못해 전문체육인 임명을 요구하는 체육계의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도와 체육인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14일 감사원으로부터 인사채용과 관련 지식산업진흥원의 K부장 채용에 대해 관련자에 주의조치를 취하라는 지적과 함께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 특별채용에 대해서는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같은 인사 난맥상은 이 지사의 인사스타일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많다. 신중한 성격의 이 지사가 공직사회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사를 하다보니 인사타이밍을 놓치거나 ‘제식구 챙기기’가 되풀이 된다는 것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퇴직 고위공무원들이 전문성이나 능력보다는 연줄로 도 출연기관이나 공기업에 진출해 정년을 연장하는 행태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