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기료 특혜… 한전 3년간 1조4000억 손실

입력 2011-09-19 18:46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들이 최근 3년간 산업용보다도 ㎾h당 6∼10원 싸게 전기를 공급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한국전력의 손실 규모는 1조4847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19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대기업이 전기를 쓰면 쓸수록 한전의 적자는 커진다”면서 “대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주고 이를 국민들의 세금으로 채우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전기사용량 상위 10위 업체 평균 판매단가와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업체는 3년간 산업용보다 6∼10원씩 싸게 전기를 공급받았다. 지난해 한전의 전기 평균 판매단가는 ㎾h당 87원, 총괄원가는 96원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67.56원에 공급받아 판매단가보다 20원, 총괄원가보다 30원 싸게 전기를 공급받았다. 이들 대기업에 대한 공급원가 이하의 전기판매가 한전 적자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전기 다소비 대기업들에 대한 평균 판매단가가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보다 싼 것은 업종별 교차보조 및 산업용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통해 전기요금이 가장 싼 경부하시간대에 대기업들의 전력 사용량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 수준을 ㎾h당 100원으로 가정하면 일본은 266원, 프랑스는 183원, 미국은 117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평균은 184원으로, 우리나라 대기업은 연간 수조원의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노영민 의원도 “전기 사용 상위 10위 기업들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2만8389GWh의 전기를 사용해 8조2529억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는데 혜택은 1조4847억원을 받았다”며 “산업용 전력요금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따른 혜택이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 전기사용 기업은 삼성전자로 3년간 3만3424GWh를 사용해 2조1730억원을 납부하고 3922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