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눈치보는 미국… 최신전투기 대만판매 철회

입력 2011-09-19 19:09

대만에 최신형 전투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중국 눈치를 살피던 미국이 결국 판매를 접었다.

미국은 대만에 최신형 F-16 C/D 전투기를 판매하는 대신 기존의 F-16 A/B 전투기를 개량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대만은 최종 협의를 거쳐 다음 달 1일 무기 판매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다. 목록에는 블랙호크 헬기, 패트리엇 3형 요격 미사일 등 최신형 무기가 포함된다. F-16 A/B 전투기의 성능 개량을 위한 장비도 판매된다.

정작 대만이 가장 원했던 F-16 C/D 전투기만 빠진 셈이다. 대만은 2006년부터 F-16 C/D 전투기 구매를 희망해 왔다.

이 결정을 두고 미 의회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에 강한 반대를 표명해 왔다.

친(親)대만 성향인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오랜 우방인 대만을 버리고 중국에 굴복했다”면서 “미국 외교의 수치”라고 말했다. 코닌 의원과 로버트 메닌데즈 민주당 상원의원은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을 내세워 대만에 F-16 C/D 전투기를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법안은 대만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물자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오바마 정부는 F-16 C/D형을 새로 생산해 대만에 공급하는 것보다 기존 전투기를 개량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점을 내세워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미국이 최대 채권국인 중국의 심기를 살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NYT는 “미국 정부로서는 중국과의 또 다른 충돌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