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리비아’ 건설 안팎 시련

입력 2011-09-20 01:02

리비아 시민군의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가 안팎으로 곤경에 처했다. 내부 의견 충돌로 새 정부의 내각 구성에 실패한 데다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의 격렬한 저항으로 전투도 막판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NTC는 무아마르 카다피와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이 바니 왈리드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시민군 새 정부 구성 멈칫=NTC는 18일 새 과도정부의 내각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NTC 2인자인 마흐무드 지브릴은 이날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종적인 협의가 필요해 새 과도정부의 내각 명단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장관직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일부 각료직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각 인선에 관한 핵심적 부분은 오늘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TC는 현재 여성과 젊은층의 목소리를 보다 많이 반영하기 위해 이들의 대표를 부총리로 기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카다피와 차남 목격?=카다피 추종 세력이 막판까지 버티고 있는 지역인 바니 왈리드에서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을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바니 왈리드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동쪽으로 150㎞ 떨어져 있는 곳이다.

NTC 고위 간부는 “알이슬람이 바니 왈리드에 있다는 것을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카다피가 이곳에 있을 확률도 70%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카다피의 니제르 도망설에 대해 마하마두 이수푸 니제르 대통령은 카다피는 자국 내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지난 주말 시민군과 카다피군은 시르테와 바니 왈리드에서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시민군은 바니 왈리드를 수차례 공격했으나 카다피군의 중화기에 막혀 퇴각했다. 로이터는 이틀간의 교전으로 시민군 수십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다피 측 대변인인 무사 이브라힘은 18일 시리아 아라이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나토군에 대항한 몇 차례 전투에서 승전했으며 반군을 바니 왈리드와 시르테 외곽으로 몰아냈다”고 말했다.

다양한 부족 출신이 모인 시민군 내부 균열도 심해지고 있다. 시민군 모하메드 살레는 “한 부족에서 온 사령관들이 우리에게 하나를 지시하면 다른 도시에서 온 사령관들은 다른 지시를 한다”며 “우리는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