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히트 메이커’ tvN 송창의 본부장 “프로그램 성공 원한다면 설렘을 가져라”
입력 2011-09-19 17:30
요즘은 예능이 대세다. ‘무한도전’ ‘1박2일’ 같은 인기 프로그램의 영향력만 봐도 알 수 있다. 단단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이들 프로그램엔 톱스타의 출연이 줄을 잇고 방송에 쓰인 음악은 다음 날 음원 차트 상위권에 랭크된다. 담당 PD의 인기는 연예인 수준이다.
송창의(58) tvN 본부장은 이 같은 스타 예능 PD 계보에서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1977년 MBC에 입사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정상에 올려놨다. ‘남자 셋 여자 셋’ ‘세친구’를 통해 방송가에 시트콤을 안착시켰다. 2006년 케이블 채널 tvN으로 자리를 옮긴 뒤엔 ‘롤러코스터’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프로그램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명실상부한 ‘히트 메이커’인 셈이다.
송 본부장이 최근 펴낸 ‘격을 파하라’는 그가 34년 방송 현장을 지키며 쌓은 노하우를 정리한 책. 내용은 PD로 성공하고 싶다면 창의적 사고와 열정을 갖추라는 것인데, 책에 기록되지 않은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싶어 최근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를 찾아 송 본부장을 만났다.
-우선 책을 펴낸 계기를 듣고 싶다.
“지난해 사내에서 후배들에게 강의를 한 적 있다. 그런데 어떤 후배가 그걸 녹취했더라. 책을 내보자는 제안을 하기에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진짜 책을 내게 됐다. PD의 덕목을 말한 것인데 다시 생각해보니 다른 분야 분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 같았다.”
-프로그램의 성공 키워드로 ‘설렘’을 꼽았다.
“PD의 덕목으로 창의성과 열정, (인간) 관계를 강조했는데 이걸 다 갖추게 되면 나오는 게 설렘이다. PD라면 ‘내 프로그램을 빨리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PD가 자신의 프로그램에 얼마만큼 설렘을 갖고 있는지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후배 PD 중에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선수’를 꼽자면.
“Mnet ‘슈퍼스타K’ 시리즈를 만들어온 김용범 PD다. 규모감 있는 장면과 디테일한 부분이 모두 살아있다. ‘슈퍼스타K 3’를 보고 있으면 PD가 프로그램의 전체적 그림을 꿰뚫고 있는 것 같다.”
-함께 방송한 연예인 중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누구였나.
“주병진이 탁월했다. 웃음을 만드는 재주가 대단했다. 신동엽도 재능이 많았다.”
-다음 달이면 tvN이 개국 5주년을 맞는데.
“tvN이 케이블 채널 성장의 발판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5년 전만 해도 거의 없던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이젠 많아졌다. PD들도 달라졌는데, 훌륭한 포수들이 길목을 잡고 사냥감을 기다리듯 우리 PD들 역시 이런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지상파 수준의 시청률을 보이는 콘텐츠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조바심이 난다. 그래서 꾸준히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들을 내놓는 것이다. 낚시꾼이 찌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도 실제는 고기랑 전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 역시 그런 마음이다.”
-오락 채널을 표방하면서도 ‘피플인사이드’ ‘대학토론배틀’처럼 공익성에도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건 한 마디로 정리가 가능하다. 우리 목표는 20대와의 교감이다. 20대들에게 ‘우리를 위해 tvN이 뭔가를 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