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굿바이! 영원한 넥센 캡틴”…이숭용 은퇴

입력 2011-09-19 00:30

넥센의 ‘영원한 주장’ 이숭용(40)이 현역 선수로는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숭용은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삼성과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갖고 넥센 유니폼을 벗었다. 넥센은 경기 전과 클리닝 타임 두 차례 은퇴식을 열어 떠나는 주장을 위로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아내 김은아 씨와 아들 승빈, 서빈 군 등 이숭용의 가족과 이장석 넥센 사장 등이 참석했다.

구단 직원들은 이숭용의 등 번호 10번과 ‘캡틴, 오 마이 캡틴!’이라는 글귀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은퇴식을 도왔다. 7번 타자와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숭용은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희망했던 안타를 기록하는 데는 실패했다.

클리닝 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는 이숭용이 마지막으로 1, 2,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이벤트를 펼쳤다. 1루에는 초등학교 은사, 2루에서는 친구들, 3루에서는 김시진 넥센 감독, 홈에서는 가족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숭용은 “유니폼이 멋있어 보여 시작한 야구가 30년이 됐다”며 “선수 생활은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제 2의 인생에서도 멋있는 이숭용으로 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994년 태평양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숭용은 현대, 히어로즈를 거치며 이날 은퇴까지 한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계속해왔다. 지난 16일 두산 전에서는 프로야구 역대 6번째로 20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한 팀에서 2000경기를 출전한 것은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이숭용이 유일하다.

이숭용이 선수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이날 넥센은 삼성을 4대 2로 꺾고 주장의 마지막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선발 문성현이 6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6탈삼진으로 5승(11패)째를 거뒀다. 삼성은 8회 홈런 단독 선두 최형우가 2점 홈런(29호)을 때렸지만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문학구장에서는 SK가 한화에 13대 5로 승리하고 2위 자리를 지켰다. 노장 이호준이 만루홈런 포함, 팀 득점의 절반인 6타점을 올렸다. 64승2무53패를 기록한 SK(0.547)는 승률에서 롯데(0.546)에 근소하게 앞서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SK와 2위 싸움이 한창인 롯데도 잠실에서 두산을 6대 3으로 물리쳤다. 선발 장원준이 6이닝 3안타, 5볼넷으로 시즌 13승(6패)째를 올려 2009년 개인 최다승과 타이기록을 이뤘다. 광주구장에서는 KIA와 LG가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차일목이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린 KIA가 7대 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연장전 끝내기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통산 다섯번째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