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풍경-충북 청주 상당교회] 9월 19일 통합 총회… 두번째 귀한 손님맞이에 설렘 그득
입력 2011-09-18 19:40
“우리의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요. 이제 기도로 마무리짓겠습니다.”
주일을 맞는 여느 교회의 모습과 달랐다. 교회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바라보니 건물 전면에 걸린 가로 13m 세로 10m의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입구로 올라가는 언덕 옆 가로등마다 ‘거룩’ ‘환영’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발걸음을 재촉했다. 본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복도 등 곳곳에 ‘시설물 안내’ ‘좌석 배치도’가 붙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제96회 총회가 열리는 교회.
총회를 하루 앞둔 18일 충북 청주 미평동 상당교회(정삼수 목사)는 손님맞이 준비로 종일 분주했다. 2부 예배 시작 전 교회 행정사무실을 찾았다. 목회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김성훈(51) 집사는 총회 개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저희 교회는 2007년 예장통합 제92회 총회를 연 경험이 있습니다. 올해 두 번째로 개최하는 영광을 얻었죠. 성도님들은 총회 진행 시 언제 어디에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알고 계십니다.”
본당으로 올라갔다. 총회 본회의장으로 쓰일 장소다. 김 집사는 교회 시설 역시 총회를 위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2002년 이곳으로 이전한 후 성도 수가 1700여명에서 5500여명(장년 3800, 주일학교 학생 1700명)으로 늘어 올해 5월 본당의 극장식 의자를 장의자로 바꿨습니다. 좌석이 1700석에서 2200석으로 늘었죠. 얼마 전에는 23140㎡(7000평) 규모의 주차장도 마련했습니다. 덕분에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총회를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본당 앞쪽에 1부 예배를 마친 브니엘성가대가 ‘총회가’를 연습하고 있었다. 성가대장 김태염(57) 안수집사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총회 둘째날(20일) 아침예배 찬양을 맡았습니다. 대원들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긴장보다는 설렘이 큰 것 같아요.”
9시30분 예배가 시작됐다. ‘주가 쓰시겠다’는 제목의 설교에서 정삼수 목사는 예루살렘 입성을 위해 예수가 탄 나귀를 예시로 들었다. “예수께서 쓰시겠다고 하면 나의 상황과 처지에 상관없이 순종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거룩’을 주제로 이번 총회를 섬기기로 했습니다. 성도 개개인이 나귀가 되어 갈 곳 잃은 96세 되신 아버지를 모신다는 생각으로 섬깁시다.”
본래 이번 96회 총회는 서울 강북제일교회에서 열기로 했었지만 내부 사정에 따라 지난 7월 갑자기 상당교회로 바뀌었다. 정 목사가 설교 도중 “만약 내년에 또 총회를 개최하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또 하겠습니다” “아멘”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예배가 끝나고 남겨진 주보를 치우느라 분주한 장옥선(50·여) 집사는 총회 때 본회의장 안내를 맡았다. 장 집사는 “지난 총회 때는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엔 봉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3부 예배 현관 안내를 맡은 이성희(59) 안수집사는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 회사에 연차를 냈다”며 “아버지를 모시는 마음이면 다른 일 다 제쳐둘 수 있다”고 말했다.
4부 예배가 끝난 오후 3시 총회준비위원회가 모였다. 지하 3층 체육관에 총회 각 부서 모임을 위한 원형 테이블을 설치했다. 성도들은 총대 휴게실로 쓰일 지하 1층 애찬실(식당)을 청소하는 등 총회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나섰다. 준비위원장 장균상(65) 장로는 “봉사요원 800명, 성가대원 600명 등 총 1400명이 총회 준비를 위해 자원했다.”며 “우리의 섬김으로 통합 총회가 원활히 진행되고 하나님의 거룩함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배당은 축제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였다. 찬양 예배까지 다 끝난 오후 8시30분. 총회 준비위원들은 마지막으로 본당을 살폈다. 준비위원회 총무 박도규(60) 장로는 “성도들이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면서 “남은 것은 모두 하나님께 맡길 생각”이라며 본당을 나섰다.
청주=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