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마르틴 루터의 고향’에서 온 기독청년 리더들

입력 2011-09-18 20:52


종교개혁의 발상지 독일에서 한국교회의 열정을 배우기 위해 청년 5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독일 중동부 작센안할트주에서 온 CVJM 소속 청년리더 5명은 지난 1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서울 이문동 동안교회(김형준 목사)에서 한국의 역동적인 영성을 체험하고 있다. CVJM은 한국의 YMCA와 같은 기독교청년 단체다. 양국 청년은 ‘통일’과 ‘선교’라는 서로의 강점을 나누기도 했다.‘

“모태신앙인데 이런 광경은 처음 봅니다. 청년들이 이렇게 역동적인 예배를 드린다는 게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18일 동안교회 청년부 예배에 참석한 엘리자베트(21·여)씨는 열정적인 찬양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독일에선 젊은이들이 손들고 찬양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안교회 청년들은 30분간 ‘찬양의 제사 드리며’ ‘주의 사랑 노래하리라’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등과 같은 감미로운 찬양에 몰입했다. 한 여자 청년은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표현했다. 독일 청년들도 어색하지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고 눈을 감고 찬양했다. 지난해 독일 부퍼탈신학교를 졸업한 필리프(24)씨는 “예배에서 진실함과 생명력이 느껴졌다”면서 “독일 문화에 맞게 한국의 역동적 신앙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국 청년의 교류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청년팀이 2008년 한국의 영성을 배우기 위해 방한했고 2009년 7월부터 3차에 걸쳐 동안교회 청년 30명이 독일로 건너가 노방전도를 펼쳤다. 독일청년의 방한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교회는 체류비 일체를 지원했으며, 청년 2명은 독일 청년을 위해 집을 개방했다.

이들에게 영적 충격이 컸던 것은 거주지가 구 동독지역이라는 것과 관련이 깊다. 티클라(19·여)씨는 “내가 태어났을 땐 이미 통독이 된 상태였지만 우리 부모 세대는 동독에서 크리스천이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대학 진학도 불가능했다”면서 “이런 분위기 때문에 구 동독지역은 신앙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이 많지 않다”고 귀띔했다. 문예슬(20·여)씨는 “지난 7월 독일을 방문하고 남북통일을 위해 중보 기도하는 현지 교인들의 모습에 감동받았으며 영적으로 침체된 그곳의 부흥을 위해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국 청년들은 예배 후 ‘유럽선교와 통일’을 주제로 세미나도 가졌다. 독일 청년들은 통독과정에서 절대적 기여를 한 독일교회의 역할을 소개했으며, 남한교회가 북한과 통일을 위한 중보기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청년들은 한국교회가 독일교회보다 영적 후발주자임에도 큰 부흥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이 기도와 영적체험, 삶을 나누는 소그룹 교제에 있다고 설명했다.

동안교회 대학부를 지도하고 있는 서태원(44) 유로코 트레이드 앤 트래블 대표는 “한독 청년들이 서로의 강점을 배우며 신앙을 결단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19일 서울 사당역 근처에서 밥퍼봉사 체험과 20일 비무장지대 방문 후 26일 출국한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