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료봉사-국민일보·굿피플 주최] 질병 시달리던 외국인 이주여성 등을 보듬다

입력 2011-09-18 19:20


“두 아들과 함께 사느라 병원에 갈 형편이 안돼 건강을 챙기기 어려웠는데 국민일보사와 굿피플이 의료봉사를 베풀어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필리핀 이주여성 레첼레(26·인천 부개2동)씨는 “교회 한글학교를 통해 소식을 듣고 달려와 감기몸살 약을 받았다”면서 고마워했다. 인천 부평동 부광감리교회 제2교육관에서는 18일 오후 2시쯤부터 국민일보사와 굿피플이 실시하는 사랑의 의료봉사가 진행됐다.

이날 부광감리교회 한글교실을 찾아온 외국인 20명을 비롯해 60여명의 주민들은 교회에서 의료봉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이 교회 실업인선교회 소속 의료진과 봉사자 5명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아픈 상처를 내보이며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신경외과, 내과, 치과, 영상의학과, 한방의학과 등이며 의사 7명, 약사 2명, 간호사 6명으로 구성됐다. 부광감리교회는 35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다.

중국인 이주여성 례정란(40)씨는 화교 통역 서비스를 받아 몸 한쪽의 마비증세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녀는 결혼 6년 만인 지난 6월 이혼했다.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친정아버지의 도움으로 아들(6)과 어렵게 사는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고향 지린성에서 병마에 시달리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신경외과에서 치료와 함께 약을 받은 례씨 등 외국인들은 이 교회 다문화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중국인 10여명은 한방치료를 받은 뒤 이·미용 봉사를 받기도 했다.

이주여성뿐 아니라 가난한 주민들의 딱한 사정도 적지 않았다. 홀로 사는 전외엽(70)씨는 당뇨로 백내장이 와 왼쪽 눈을 실명하고, 오른쪽 눈마저 녹내장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전씨에게 신경외과 의사가 친절히 조언을 하자 그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살다 주민등록상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자격을 박탈당한 원순희(74·부평4동)씨는 “골다공증이 심해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가슴이 답답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원씨는 한의사로부터 침 시술을 받은 뒤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교회 인근 서울제일치과병원(원장 신재일)은 휴일인데도 원장과 간호사 등 의료진이 나와 치과 의료봉사를 폈다. 사랑의 의료봉사 현장에선 치료를 원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오후 5시까지 끊이지 않았다.

이 교회 실업인선교회 박종옥(56·장로) 회장은 “지난 6월부터 매월 셋째주 일요일 의료봉사를 실시해오다 홍보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일보사와 굿피플의 사랑의 의료봉사단을 초청했다”며 “앞으로도 의료봉사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