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냐 이석연이냐… 장외 행보속 범여권 시장후보 선출방식 신경전
입력 2011-09-18 15:49
여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18일 범여권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한 이견을 드러내며 팽팽한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나 최고위원은 오전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하고, 오후에는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나 최고위원은 조계사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라의 미래, 당의 미래를 위해서 해야 할 역할이 있으면 언제든지 헌신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구체적인 출마 발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으나 당 후보 접수가 시작되는 22일쯤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범여권 시민후보’를 자처한 이 전 처장은 서울 삼성동 거리에서 뉴리더국민연합 회원들과 만나는 것으로 본격적인 대외 행보를 시작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당에서 경선 조건을 변경하더라도 이에 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나라당 경선 불참을 재확인했다.
그는 “나중에 범여권 단일 후보를 내는 것이 당도 살고 시민사회도 사는 윈윈게임”이라면서 “그때는 어떤 조건으로 하더라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나 최고위원이 ‘야당 따라하기는 안 된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반박했다. 이 전 처장은 “범야권 후보 통합 방식은 국민으로부터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는 합리적 제도로, 이를 수용하는 것은 따라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도쿄도(東京都)지사 선거의 경우 특정 정당 후보는 아니지만 정당이 공개 지지하는 형식으로 치러졌다”며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사실상 한나라당 후보도 되면서 범시민단체 후보도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저녁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한나라당 이름으로 후보를 낸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25일 후보 등록 접수 마감 이후 경선 여부와 관련 규칙을 논의키로 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은 모든 이에게 문을 열어놨고, 범여권 후보가 되고 싶다면 당연히 당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의 입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보인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