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잔치’로 끝난 EU 재무회의
입력 2011-09-18 18:43
유로존 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해 미국까지 가세한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가 기대만큼 큰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말잔치’로만 끝이 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유럽 문제의 심각성에 뜻을 함께했지만 금융거래세 등 여러 방안에 대한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미셸 바르니에 역내 시장담당 EU 집행위원은 지난 16∼17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및 유로존 중앙은행 총재회의를 마친 뒤 “금융거래세 도입에 대해 이견으로 공감대를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금융거래세는 말 그대로 채권, 외환, 파생상품 등을 거래할 때 세금을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프랑스 독일은 구제금융 비용을 은행들이 부과하게 함으로써 EU를 지탱할 수 있다며 찬성 의견을 냈지만 미국과 영국 등은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및 그리스 지원에 대한 핀란드 담보물 협약 등에 대해서도 이견만 확인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EFSF 확충을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금을 차입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EU 장관들은 하나같이 ECB 의존도를 높인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남유럽 재정위기가 유로권 은행들의 신용위기로 전이되는 상황에서 유럽 은행들이 재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부분에서만 합의를 이뤘다. 또 ‘그리스가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는 조건 하에 8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차기분 지원 여부를 다음 달 안에 확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회의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새로운 조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오는 20∼21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와 23∼25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22일 브릭스(BRICs)의 긴급 재무장관회의 등에서 선진국발 글로벌 악재들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