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기 맛에 눈뜨니 세계가 긴장
입력 2011-09-18 18:47
중국이 ‘고기 맛’에 눈을 떴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육류·수산물 소비량이 늘어 세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 증가는 세계 곡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 수산물 소비량 증가는 주요 어종의 품귀현상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 물가에도 상당한 파장을 줄 수밖에 없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8일 “중국의 돼지·닭고기 등 육류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사회과학원 및 미국 식품농업정책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중국의 돼지고기 수요가 10% 늘어나면 국내 배합사료 가격은 1.8% 오르고, 전분·유지·육류 가격은 0.4∼1.2% 상승한다. 국제 곡물 가격 인상의 여파로 농산물(7952만 달러)과 축산물(198만 달러) 수입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연간 6억 마리 이상의 돼지를 소비하는 중국이 섭취량을 10% 늘리면 중국 내 가격은 33% 오른다. 돼지의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는 7%, 대두는 4%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 옥수수 가격은 4.9%, 대두 가격은 5.4% 정도 상승한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6.3% 오른 지난 6월 국제 곡물시장의 대두 가격이 37.8% 상승했다.
수산물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 10.9㎏에 그쳤던 중국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2008년 37㎏으로 늘어났다. 해안 지방에서만 즐기던 수산물이 웰빙 바람을 타고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다. 2005년 중국의 참치 소비는 1만t 미만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중국 원양어선단이 6만2000t을 잡아들였고 수입물량 2만t을 더해 8만2000t 정도로 늘어났다.
한국과 일본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50㎏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인의 수산물 소비도 지금보다 20% 정도 더 늘어날 여지가 크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