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극비리에 지난 5월 첫 훈련… 북한 생화학테러 대비
입력 2011-09-18 18:43
한국과 미국이 지난 5월 생화학 테러 및 재난 대응훈련을 비밀리에 실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생화학 테러와 관련해 양국이 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공동 훈련에서는 백두산 화산 폭발에 따른 북핵 방사능 물질 유출 가능성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등이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7일부터 27일까지 한·미 양국은 북한의 생화학 테러 대응책을 집중 논의했다. 17일부터 연합사에서 열린 재난대응훈련 1부 회의에서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종합 테러 교육이 실시됐다. 5월 26∼27일 한국국방연구원에서 계속된 2부 회의는 상황별 생화학 테러에 따른 양국의 재난대응 연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양국은 ‘화학감시 및 진단’ ‘정보공유 및 위협 첩보’ ‘군비대비계획’ ‘생물테러 정책’ 등 분과별로 협의를 심도 있게 진행했다. 이어 마지막 날 양국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훈련 결과를 검토했다.
훈련에는 우리 측에서 안광찬 청와대 위기관리실장, 권오성 합참 작전본부장, 최영대 국정원 테러정보센터장, 임관빈 국방부 정책실장, 장석홍 행안부 재난안전실장,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미국에서는 월터 샤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D 존슨 미8군사령관 외에 본국의 대량살상무기(WMD) 차관보, 국토안보국 부국장, FBI 부국장 등이 같이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백두산 화산 폭발에 따른 방사능 물질 유입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미국 측은 폭발 가능성이 높아진 백두산 인근에 위치한 북핵 시설의 위험성을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백두산 폭발로 북핵 시설에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면 한국이 직접적 피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측이 거론한 북핵 시설은 평북 영변에 위치한 실험용 원자로와 핵연료 가공공장, 함북 풍계리 지하 핵실험장 등으로 백두산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미국 측은 상당량의 생화학 물질이 백두산 주변 지하시설에 저장돼 있어 폭발에 따른 이들 물질의 대량 확산에 한국이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