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출연硏… R&D예산 40% 쓰고도 성과는 대학에 훨씬 뒤져

입력 2011-09-18 18:36

정부출연 연구기관(출연연)들이 국가 연구·개발(R&D) 투자비의 40% 정도를 받아쓰고도 연구 성과는 국내 대학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작성한 ‘2010년 국가R&D사업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출연연들은 지난해 R&D 투자 13조6827억원 가운데 39.8%(5조4457억원)를 받았다. 대학(25.3%)이나 중소기업(1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08∼2010년 3년 평균을 따져도 국가 R&D 투자의 40%는 출연연에 집중됐고, 대학에는 25%가 지원됐다. 출연연 인력이 국내 전체 연구수행기관 인원 가운데 4.8%(2009년 기준)에 불과하고 대학이 27.4%에 이르는 사실을 감안하면 R&D의 집중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연구 성과는 투자에 비례하지 않았다. 2009년 발표된 국내 연구진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 2만4174편 가운데 출연연에서 나온 것은 14.6%(3535편)에 불과했다. 78.6%(1만8998편)를 차지한 대학의 5분의 1 수준이다. 특허성적에서도 출연연은 대학에 뒤처졌다. 2009년 출원된 특허 1만4905건 가운데 출연연 비중은 30%(4476건)로 대학 43.2%(6452건)를 밑돌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