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노재경] 기후변화에 대비한 4대강 사업
입력 2011-09-18 17:57
올해 전국적으로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우면산 산사태, 왜관 철교 유실 등으로 4대강 사업이 새삼 관심거리가 됐다. 4대강 사업의 의의와 효과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4대강 사업은 본류에 16개의 보를 설치하고, 총 4억5276만1000㎥를 준설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또 929㎞의 생태하천과 1187㎞의 자전거길 조성, 620㎞의 제방 보강, 5곳의 댐 및 조절지 건설, 96곳의 농업용 저수지 보강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으로 9억2000만㎥의 홍수조절용량을 늘려 수해를 예방하고, 13억㎥의 용수를 확보하고, 좋은 물의 비율을 86%로 향상시키고, 수변공간을 복합공간으로 조성하고, 강 중심의 지역발전을 이루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상기후’화 된 이상기후
그런데 이상기후는 세계 곳곳에서 쉬지 않고 발생하고 있어 이상기후는 어느새 ‘일상기후’가 되었다. IPCC(유엔 정부간 기후변화 위원회) 4차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150년 동안 지구평균 온도는 0.7도 증가하고 해수면은 15㎝ 상승했으며 북반구 적설량은 계속 감소했다. 또 21세기 말에는 온도가 최대 6.4도 증가하고, 해수면은 최대 59㎝ 상승하고, 집중호우와 태풍의 강도는 더욱 커지고 북반구의 적설은 완전히 소멸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트레와다 기준으로 남부지방은 이미 아열대로 되었으며, 2070년이 되면 국토의 절반이 아열대로 변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찬반 논란이 많았지만 4대강 사업은 이 같은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응한 사업으로 보인다. 금년 6월 장마와 태풍 ‘메아리’ 이후 7월 집중호우에 따른 준설 전후의 4대강 본류에서 홍수위 저감 효과는 상당히 컸다. 실제로 지류의 홍수 소통이 원활해져 농경지에 침수된 물이 예년보다 빠르게 배제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더 큰 홍수가 발생할 때는 어떨지 여러 가지 사례를 철저하게 분석,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4대강 유역 전반에 조사, 연구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뭄과 홍수의 크기와 범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자연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고 전제할 때 올해 홍수가 발생했다면 내년에는 가뭄이 닥쳐올 것이다. 당장 가뭄을 맞는다면 용수 확보와 수질 관리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철저하게 대비하여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조사 필요
4대강 사업의 수해 예방 부분은 금년 홍수의 경험으로 볼 때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나 용수 확보와 수질 관리 부분은 아직 겪어보지 않은 상태이다. 겪어보면서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미리 조사, 분석하여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온도가 상승하고 강수량이 증가하고, 극심한 홍수와 가뭄이 이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또 자연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도 4대강 사업의 의의가 있다고 판단하며, 그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4대강 사업으로 본류의 홍수 소통 능력이 증대하고 둑 높이기 사업으로 지류의 저류능력이 증대하는 등 수계 전체의 수자원 관리 여건이 크게 변화하였다. 이와 같은 새로운 수자원 환경에서 지류와 본류, 농촌과 도시, 수량과 수질, 인문사회와 자연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부분이 아닌 전체를 보고 유역과 수자원을 관리하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마무리 단계에 있는 4대강 사업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국민 모두에게 이로움과 기쁨을 주기를 기대한다.
노재경 충남대 교수 지역환경토목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