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겉과 속] ‘기타’ 항목 지출내역… 빌렸던 정치자금 상환·당에 빌려준 돈이 대부분
입력 2011-09-18 18:04
국회의원 수입·지출보고서의 지출 내역 중 7개 항목(홍보행사비·유지비·교통비·정책연구비·인건비·식비·회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기타’ 지출이다. 의정보고서 발간 등 정치활동을 위해 개인이나 은행 등에서 빌렸던 돈을 상환한 경우가 ‘기타’ 지출로 분류됐고 이밖에 병원비, 소송에 따른 변호사 선임료와 소소하게는 사우나비, 각종 수수료, 안경·의류 구입비 및 수리비 등도 포함됐다.
빌려 썼던 정치자금을 갚는 게 ‘기타’ 항목으로 분류되다 보니 지출 상위 리스트에 속한 의원들 가운데는 재정이 넉넉지 않은 정치인들이 많다. 아울러 중앙당에 자금을 빌려준 것도 ‘기타’ 항목으로 분류됐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상위 리스트에 3명이나 포함된 것은 이러한 이유다. ‘기타’ 지출 1위인 민노당 홍희덕 의원은 농협으로부터 정치자금 목적으로 대출받았던 돈을 갚는 데 수천만원을 지출했고, 5월 11일과 7월 27일 2회에 걸쳐 ‘민주노동당 차용’이라는 항목으로 중앙당에 총 1억2000만원을 빌려줬다. 같은 당 이정희 의원도 5월 12일과 7월 28일 두 차례 ‘중앙당 대여’란 항목으로 1억3000만원을 지출했다. 중앙당에 대여한 돈이 ‘기타’ 지출의 대부분인 셈이다. 같은 당 권영길 의원은 빌려 썼던 돈을 갚는 ‘차입금 상환’ 항목으로만 9200여만원 넘게 지출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과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 역시 빌려 썼던 돈을 상당액 갚으면서 ‘기타’ 지출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의원은 수차례에 걸쳐 ‘차입금 변제’ 항목으로만 9500여만원 넘게 썼고, 강 의원도 ‘차입자산 상환’이라는 항목으로 1억원 넘게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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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