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코트 훈련 봉쇄… 황당한 중국 텃세

입력 2011-09-16 18:47

16년 만에 올림픽 본선무대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개최국 중국의 ‘텃세’라는 암초를 만났다.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제13회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은 13일 현지에 도착했지만 첫 경기가 열린 15일 오전까지 메인 코트를 밟지 못했다. 개최국인 중국이 경기장 훈련을 막았기 때문이다. 허재 감독은 “전날 조직위원회에 메인 코트 훈련을 요청했는데 모든 팀이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그런데 그 시간에 메인 코트에서 중국 선수들이 버젓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보조 코트에서의 훈련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17일 오후 1시30분에 열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인도전 훈련 시간을 경기가 끝난 뒤인 오후 8시로 배정받았다. 허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우한 시내에 있는 한 체육관을 빌려 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 자국 선수단과 대회 심판진들을 같은 호텔에 묵도록 해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심판진이 선수단과 같은 숙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불문율이다. 조별리그 후 결선리그 경기 시간도 중국에 편파적이다. D조 1위가 유력한 중국은 D조 1위 경기를 모두 오후 8시에 배정한 반면 나머지 다른 조1위 예상팀들은 모두 오전 9시에 경기를 배정했다.

한편 첫날 경기에선 카타르가 일부러 실격패를 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카타르는 조별리그 B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1쿼터 경기 시작 6분 만에 선수 4명이 5반칙 퇴장을 당해 12-27로 뒤진 상황에서 실격패 처리됐다. 농구 규정에 따르면 한 팀에서 뛰는 선수가 최소한 2명이 돼야 하지만 카타르는 4명이 퇴장당해 1명만 남게 돼 더는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카타르가 실격패를 당한 것은 이중국적 선수들을 대회 조직위가 뛸 수 없게 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 11명의 선수단을 꾸렸으나 조직위는 이 가운데 이중국적을 보유한 5명의 출전을 불허했다. 카타르의 알리 파크루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도 이런 식으로 우리의 뜻을 보여줄 것”이라며 사실상 이번 대회 포기를 선언했다.

우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