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주민들과 음악으로 대화 나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무료 음악회
입력 2011-09-16 18:19
“저는 주민들과의 만남을 음악회만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생활이 어떤지 대화를 나누면서 좀 더 이해하고 싶은 겁니다. 음악이 대화의 시작이긴 하지만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 굉장히 귀중할 것 같아요.”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65)가 섬마을을 찾아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음악회를 연다. 그는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섬에서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마음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백건우는 1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조기역사관 공연을 시작으로 21일 전북 부안군 위도 해수욕장, 24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도동항에서 잇따라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공연에서 백건우는 쇼팽의 ‘뱃노래’, 리스트의 ‘물 위를 걷는 성 프랑수아’, 드뷔시의 ‘기쁨의 섬’, 베토벤의 ‘월광’ 등을 연주한다. 그가 평소에 좋아하던 곡들이다. 바닷가에 야외무대를 마련해 관객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무대가 될 예정이다. 음향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콘서트홀도 아니고, 그의 유명세를 생각한다면 뜻밖의 소탈한 행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을 좀 더 알고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향수가 생겼어요. 섬에서 여는 음악회는 어머님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백건우의 아내인 영화배우 윤정희는 “(남편은) 오래전부터 벽에 섬 지도를 그려놓고 피아노를 갖고 가 공연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백건우는 이번 섬마을 공연에서 출연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