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한나라 포함 범여권 후보 단일화엔 응할 것”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시민사회의 큰 흐름을 볼 때 내가 한나라당에 들어가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한나라당도, 나도 죽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나라당 후보를 포함한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는 응하겠다”고 밝혔다.

-출마 배경은.

“노무현 정부 때 수도이전 분할 반대 헌법소원을 내 살해협박까지 받으면서 외롭게 수도 서울을 지켰다. 법제처장 때는 시민단체보다 (정부에) 쓴소리를 많이 했다. 나는 촌놈이고 살아온 길이 비주류다. ‘안철수 현상’에서 보듯이 비주류가 경쟁력 있는 상황이 된 게 시대의 흐름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침묵으로만 일관할 수 없었다.”

-박원순 변호사를 평가하면.

“시민운동의 목표가 숭고하더라도 초법화·권력화되면 안 된다. 박 변호사와는 시민사회 운동을 같이하며 절차적 정의에 대해 논쟁을 많이 했다. 큰 틀에서 헌법과 원칙을 지키려고 했던 나와 박 변호사는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할 건가.

“내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된다 해도 시민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 새로운 정치 행태가 필요하다는 거대한 흐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한나라당이 과거식으로 이벤트 경선을 치르려는 것은 맞지 않다. 내가 들어가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한나라당도, 나도 죽는 길이다. 다만 한나라당 후보와 범여권 후보가 단일화하는 조율은 필요하다. 나를 추대해 달라는 얘기는 아니다. 또 내가 범여권 단일화에 방해되면 언제든 양보할 수 있다.”

-한나라당과 접촉은.

“홍준표 대표가 전화로 도와 달라고 하더라. 나는 주호영 의원을 통해 내 뜻을 전달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