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아이들의 아버지, 일산 해오름 안과 서원선 원장

입력 2011-09-16 16:35


[미션라이프] “제가 받은 축복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제게 주어진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아프리카 빈곤국의 아이들 50명을 후원하고 있는 일산 해오름안과 서원선(54) 원장은 자신의 나눔 활동을 ‘축복에 대한 의무’라고 설명했다. 2009년 2월부터 2년7개월째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을 통해 50명의 어린이와 1대1 결연을 맺고 후원 중인 그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일 뿐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매달 55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결연을 맺은 어린이 50명에게 매달 3만원씩 보내고 있다. 또 병원이 있는 일산구의 30가정과 근처 덕양구의 10가정에는 매달 10만원씩을 지원한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도 의무라는 생각에서다. 국내외 기부 금액이 결코 적지 않은데도 그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병원을 처음 열었던 1993년부터 서 원장은 나눔을 실천해 왔다. 외국인 노동자나 조선족 동포들을 무료로 진료했고, 97년부터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료 백내장 수술을 해주고 있다.

서 원장은 언젠가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해 배움터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환경 때문에 엇나가는 어린이들을 붙잡고, 가난 탓에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공부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겠다는 계획이다. 배움이 희망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이처럼 나눔을 실천하는 데 강한 신념을 갖게 된 것은 신앙 때문이다. 서울 소망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서 원장은 “하나님께서 기쁘게 바라보시는 삶, 나로 인해 하나님이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축복을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축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을 믿게 된 것도 축복이고, 안과의사가 돼 다른 사람들보다 벌이가 좋은 것도 축복”이라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면 이를 나누는 것은 당연하고 기독교인으로서 기본적인 도리”라고 설명했다. 가족들도 그의 기부 활동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서 원장은 아직 학생인 아들들이 직업을 갖게 되면 나누며 사는 일에 동참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서 원장은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후원하는 어린이들을 직접 만날 계획이다. 그는 “경제적인 문제나 가정이 처한 상황 때문에 아픈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이들을 직접 만나 치료 등의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산=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