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일 장신대 총장이 말하는 신학대가 경젱력을 갖출 수 있는 길
입력 2011-09-16 15:14
[미션라이프]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정부재정 제한대학 발표 이후 대학사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학대도 예외는 아니다. 재정지원이나 학자금 대출 제한에 걸린 신학대는 대책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현실에서 매년 4대 1 이상 입시경쟁률을 보이며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장학금 지급률, 학사관리 등에서 일반대 못지않게 건전한 평가를 받은 신학대가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장로회신학대학교다. 15일 서울 광장동 장신대에서 장영일(64) 총장으로부터 신학대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신학대는 목회자 양성을 위한 ‘선지동산’이면서 동시에 고등교육기관입니다. 그렇기에 사회의 객관적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아야합니다. 정부의 재정보조와 학생 등록금 대출에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평가를 받는 게 맞습니다. 평가 후 개선책 마련에 주력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봐요.”
이번 교과부 평가에서 11개 신학대는 참여하지 않았다. 만약 이들 신학대가 평가에 참여했다면 부실대학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있다. 평가를 받은 곳은 장신대 총신대 감신대 대전신대 부산장신대다.
이런 현실에서 장 총장은 신학대가 몸집을 불리기보다 소수정예로 목회자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10년 역사의 장신대는 경건과 학문이라는 건학 이념에 따라 3개 학과(신학과,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과)에만 집중했습니다. 1990년대 선교영어학과나 유아교육과 등 학과 신설 붐이 일 때 적잖은 고민을 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교수회의에서 학교규모가 작더라도 복음 전파와 하나님나라 구현이라는 창학 정신에 맞게 특성화된 교육에 주력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과 정원을 우리 스스로 축소시킨 적도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 즉 남들이 몸집을 키울 때 내실화를 기한 게 주효했다는 말이다. 그 결과 교수 75명, 교직원 54명, 학생 2700명의 장신대는 학생-교수 간 유대가 뚜렷하다. 실력과 영성을 갖춘 졸업생은 목회현장에서 인정을 받고 훗날 든든한 학교 후원자로 나서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 있다.
“학부는 학생 10명당 교수 1명, 신대원은 15명당 담임교수 1명이 배정됩니다. 학생의 영적상태부터 가정형편, 진로고민까지 교수들이 손바닥 보듯 알고 있어요. 전교생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채플을 드립니다. 일주일에 네 차례씩 학부졸업 때까지 240회, 대학원 졸업까지 420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매학기 초 사경회가 있고 경건교육처에선 주말을 이용해 수도원에서 신학생 경건훈련을 실시합니다. 이런 기본 바탕이 잘 돼 있기에 기독교교육과는 지난 6월 실시된 교과부 교원양성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장신대는 ‘총체적 선교 동력화’란 표어아래 1년간 휴학 후 선교지로 나서는 견습선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축 예정인 총회역사박물관에 ‘순교자의 전당’을 준비 중에 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