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러시아와 연쇄 ‘가스관 회담’

입력 2011-09-16 00:59

러시아와 북한 에너지 당국이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 검토를 위한 공동 실무그룹을 구성키로 합의했다고 가즈프롬 측이 15일 밝혔다. 아직 한국과의 협상 결과에 대한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가즈프롬은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언론보도문에서 “오늘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과 김희영 북한 원유공업상 간에 회담이 열렸다”면서 “회담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가스관을 통해 한반도로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실무 문제를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가즈프롬은 “이 프로젝트 실현에 대한 합의는 8월 (동부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에서 열린 러·북 정상 간 회담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가즈프롬은 “특히 양측이 이 프로젝트의 실현과 다른 유망한 협력 방향들을 검토하기 위한 공동 실무그룹을 꾸리기로 합의했다”면서 “양측은 가스관 건설을 위해 프로젝트 실현 문제와 관련한 정부 간 협정 준비 및 체결을 비롯한 양국 정부 차원의 전면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회담이 끝난 뒤 러시아 가즈프롬과 북한 원유공업성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보도문은 덧붙였다.

가즈프롬은 뒤이어 내놓은 언론보도문을 통해 14일 역시 모스크바를 방문한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밀레르 가즈프롬 사장의 회담 결과도 발표했다.

가즈프롬은 보도문에서 “러·한 협상에서 북한을 경유해 남한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프로젝트에 각별한 주목이 이뤄졌다”며 “밀레르 사장과 주 사장이 이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로드맵에 서명하고 실무 문제들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회담에서 밀레르 사장은 주 사장에게 한국으로의 가스 수출에 이용될 극동 지역 가스관인 ‘사할린-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 라인이 1차 가동에 들어갔다고 전하면서 러시아 가스를 세계 시장으로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건들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초 예상됐던 남·북·러 에너지 당국자 간 3자회동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 현지 소식통은 “아직 러시아와 남한, 러시아와 북한 등 양자 사이에서 논의돼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어 3자회동은 양자 논의가 일정 정도 결과를 낸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