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관리 구멍난 스위스 최대 은행 UBS, 20억 달러 손실

입력 2011-09-16 00:58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직원의 무단거래로 20억 달러(2조225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UBS는 은행 신뢰도뿐 아니라 3분기 실적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UBS는 이날 성명을 내고 “UBS 투자은행 부문의 한 직원이 미승인 거래를 해 은행에 20억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이번 손실로 3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객들에게는 피해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원의 무단거래로 손실을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스위스 증시에서 UBS 주가는 장중 한때 8% 이상 급락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UBS의 관리능력 부재를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ZKB의 애널리스트 클로드 젠더는 “이번 사건을 통해 UBS의 위험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UBS는 어렵게 다시 쌓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BS는 2008년에도 투자은행 부문이 보유하고 있던 막대한 부실 자산이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며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은행의 관리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손실이 스위스의 페그제(고정환율제) 도입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영국 경찰청은 이 사건과 관련, “직위를 남용해 대규모 미승인 거래를 한 혐의로 31세 남성을 이날 오후 런던에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크웨쿠 아도볼리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UBS 런던 지점의 상장지수펀드(ETF) 담당자다. UBS 대변인도 “런던에서 체포된 남성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직원”이라고 확인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