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우 靑 홍보수석 검찰, 내주 소환키로… 부산저축銀 구명 로비 받은 정황 포착
입력 2011-09-16 00:52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김두우(54·사진) 청와대 홍보수석이 로비스트 박태규(71)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의 구명 로비를 받은 정황을 포착, 김 수석을 다음주 소환한다고 15일 밝혔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현직 수석이 검찰에 소환되기는 처음이다. 김 수석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 측의 부탁을 받고 평소 친분이 있던 김 수석과 만나 은행 퇴출 저지 등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박씨의 통화 내역과 골프 라운딩 기록 등을 분석해 박씨가 지난해 김 수석과 수십 차례 통화하고 함께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4∼10월 부산저축은행에서 로비자금 명목으로 받아간 15억원 가운데 일부가 김 수석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로비자금을 현금으로 관리하면서 한번에 수백만원어치의 상품권을 구입한 사실에 주목, 이 상품권이 김 수석에게 건네졌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수석에게 다음주 중 출석하라고 연락했으며 구체적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날 저녁 청와대 기자실에 배포한 짤막한 글에서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어떤 로비를 한 적도, 금품을 받은 적도 결코 없다”며 “박씨가 (나에게) 부산저축은행 문제를 꺼냈을 때도 ‘범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그런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고 오히려 선을 그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검찰이 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통보해 왔고, 청와대 수석으로 있으면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건 대통령을 모시는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박씨와 알고 지낸 지 10년 남짓 되는데 그동안 박씨가 저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 적이 없다. 그 방심이 잘못이었다. 염려를 끼친 데 대해 청와대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서 김 수석의 사의를 보고받고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석 사표가) 절차를 밟아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지난 4월 초 캐나다로 도피했다가 지난달 28일 자진귀국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16일 박씨를 일단 기소한 뒤 정·관계 로비 의혹을 파헤칠 계획이다.
지호일 태원준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