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 문화재청장 “궁궐, 유익한 시간 보내는 공간으로… 광화문 새 현판 2012년 6월 걸도록 할 것”
입력 2011-09-15 18:52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과 콘텐츠를 가진 문화유산을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찬(53·사진) 문화재청장은 15일 서울 통의동 한 음식점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과 포부 등을 밝혔다. 김 청장은 경기 광주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행정고시(25회)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에서 근무하다 88년 문화공보부에 전보된 뒤 줄곧 문화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2003년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시절 공보관을 맡은 데 이어 관광국장, 문화산업진흥단장, 문화콘텐츠산업실장, 관광산업국장을 거쳐 2009년 문화재청 차장에 임명된 그는 문화재청 내부에서 청장으로 승진한 첫 케이스다.
김 청장은 “할 일이 태산 같다”면서 “우선 광화문 현판 재제작은 10월까지 문화예술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한글 또는 한자 글씨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내년 3월에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6월에는 새 현판을 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관람객들이 궁궐에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그는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전통복식을 재현한 ‘코리아 헤리티지 패션쇼’(10월 2일), 드라마 ‘대장금’의 배경인 ‘경복궁 소주방 복원 기공식’(10월 5일)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일부 있지만 업무스타일이 차분해 현 정부 임기 말 문화재 정책 업무를 내실 있게 마무리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다른 종교, 특히 문화유산 태반을 보유한 불교계와 갈등한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개인 신앙생활과 공직생활은 철저히 분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평소 불교계와도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는 김 청장은 “종교 차원을 넘어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해 함께 어울리고 정부의 지원 내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