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캐머런 리비아 전격 방문…“카다피를 법정에”

입력 2011-09-16 00:56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리비아를 전격 방문했다.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물러난 이후 외국 정상이 리비아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머런 총리는 트리폴리 도착 후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카다피를 찾아 법정에 세울 때까지 여러분을 도울 것”이라면서 “리비아 시민 모두가 보호받는 그날까지 우리의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을 대동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카다피의 존재는 여전히 위험요소”라면서 “아직은 우리의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알랑 쥐페 외무장관, 프랑수아 바루앵 재무장관과 동행한 그는 또 “서방 국가들은 경제적 대가를 바라고 리비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트리폴리에서 병원 등을 돌며 피해상황을 살펴본 뒤 무스타파 압델 잘릴 과도국가위원회(NTC) 위원장 등 과도위 고위 관계자들과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리비아 재건 과정에서 민주적이고 통합적인 정권 이양을 돕는 지원책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시민군 근거지인 벵가지로 이동했다. 영국은 NTC를 지원하기 위해 유엔에 의해 동결됐던 6억9000만 유로의 리비아 자산을 해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이번 주말 리비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제프리 펠트먼 미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14일 트리폴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리비아인들은 더 이상 카다피를 지도자로 생각지 않는다”며 “카다피는 정치적으로 거의 끝났다”고 강조했다.

펠트먼 차관보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리비아인들이 알카에다의 이데올로기에 별로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망자 신세가 된 카다피는 시민군이 포위하고 있는 자신의 고향 시르테를 지켜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카다피는 시리아 아라이TV에 방송된 육성 메시지를 통해 “시르테가 고립되게 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의무를 대해야 하며 범죄행위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