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美대사관 테러 ‘하카니’… 美 정보당국 “최고 경계대상”
입력 2011-09-15 18:32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테러집단 ‘하카니 네트워크’가 미 안보 당국의 최고 경계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카니는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경계인 와지리스탄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다. 탈레반과 연계돼 있지만 고유의 작전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미 당국이 하카니를 위협적인 존재로 평가하는 이유는 이 조직이 최근 보인 잔학성 때문이다. 하카니는 지난 6월 21명이 숨진 카불 인터콘티넨탈 호텔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2008년 1월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카불의 세레나 호텔 폭탄 테러도 하카니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자살폭탄 테러라는 공격 방식을 처음으로 아프간에 도입한 세력을 하카니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카니의 테러가 점점 더 폭력적이고 극단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배경에는 내부 권력 변화가 있다. 하카니의 설립자는 1980년대 옛 소련과의 전쟁에서 용맹을 떨친 잘라루딘 하카니다. 지금은 그의 자식 9명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30대 후반의 시라주딘이 특히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시라주딘은 그의 아버지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탈레반 내 연장자들을 몰아내고 미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당국은 그가 조직을 이끈 2007년부터 하카니 조직이 ‘잔인한 학살 기계’로 변모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하카니는 체첸공화국과 터키에서도 조직원을 모집하는 등 아프간과 파키스탄 밖에서 세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하카니가 미국의 테러세력 소탕 작전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느슨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미 CNN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