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호주 “사이버 안보 협력” 방위조약에 추가… 中·북한 공격 대비 포석

입력 2011-09-15 18:32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커가는 중국·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 호주가 안보 협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과 호주는 양국 상호방위조약(ANZUS)에 사이버 안보 협력 조항을 추가하기로 합의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속한 국가 이외의 나라와 사이버 안보에 관한 파트너십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언 파네타 미 국방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호주 국방 담당자 등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안보 협력 연례 회담을 갖고,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 파네타 국방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사이버 공간은 미래의 전장”이라며 “사이버 공격에 대해 공세적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 사이버 위협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이 도출될 것임을 시사했다.

AP는 이번 합의가 아태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2010년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까지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역시 사이버 공격에 대한 강한 대응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5월 사이버 사령부를 창설했고, 7월에는 국제 공조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사이버 보안 5대 전략을 발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다만 사이버 안보 협력 분야는 이번 회담 논의 내용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 등을 고려할 때 호주 주둔 미군 규모 및 무기 확충, 양국 간 공동 군사 훈련 등 군사 협력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들이 재검토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호주는 지정학적 위치상 중국과 북한의 도발에 가장 민감한 국가 중 하나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