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대국 헌금 내라”… 북한, 주민들에 강요

입력 2011-09-15 21:59

북한이 식량난과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빌미로 주민들에게 헌금을 강요해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15일 “재정난에 처한 북한 당국은 그동안 희천발전소 헌금, 평양 10만호 주택건설 헌금 등 각종 헌금을 부과해 왔다”면서 “최근에는 시·군의 군중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개최한 뒤 모금을 강요하는 새로운 형태의 강제 수탈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헌금은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중심이 돼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시장과 도심 거리를 비롯해 군중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강성대국은 우리 자신이 마련하고 앞당겨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강연을 한 뒤 그 자리에서 주민들에게 헌금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강연회에서 다른 지역의 납부 사례를 비교 선전하고, 동원된 주민들이 돈을 내는 모습을 연출하며 헌금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진에서는 “헌금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묻지 않겠다. 1만원도 좋고 100만원도 좋고 자발적으로 헌금하라”고 독려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식량 배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제헌금까지 해야 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내년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과 강성대국 건설, 3대 세습 선전용 정치행사 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주민노력 총동원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최근 해외에서의 식량조달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물어 무역성 소속 간부들을 구속하거나 무더기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최근 무역성 부상(차관급)과 참사(차관보급)를 직무태만 및 과제 미완성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국장급 직원 7명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이흥우 선임기자